어제, 지금의 토론이 말싸움이라는 글은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좀 과격하게 쓴 면이 없지 않습니다. 무례하거나 기분 나쁜 발언이 있었더라도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너무 장황한 질문을 해 주셔서 답변글 쓰느라 애먹었습니다.

물어보신 것들은 그 동안 장 원장님의 글을 정독하셨으면 굳이 제가 답변을 해 드리지 않아도 될 만한 질문들인 것 같습니다.

(1)- 이건 장 원장님의 글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 "대뇌신경학적인 관점, 인지심리학적인 관점, 발동부와 발성부의 운동신경생리학적인 관점, 조음음성학적인 관점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유를 찾아 보아야만 해결책이 나옵니다.

인지심리학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운동신경생리학적인 관점과 말소리를 내는 기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유는 10가지도 더 됩니다." ###

크게 보면 ㅇㅇㅇ은 인지심리학적인 관점, '크리라'는 구조기능주의적인 관점에서 말더듬을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조기능주의적인 관점에서 말은 물리적이고 기능적이고 시스템입니다. 언어 메커니즘에서 어느 한 곳이 오류가 생길 경우 말이 막히고 더듬어지는 것이죠. 그 오류를 적극 해결해 주어야만 됩니다.

이와 더불어 인지심리학적인 관점에서의 말더듬도 함께 인식하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도록 지도해주고 있습니다.

크리라는 이 두 관점을 분리해서 바라보고 교정해주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시다시피 크리라는 구조기능학적인 관점에 많은 비중을 둬서 말더듬을 교정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스터터들의 유창성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지요.

그간 인지심리학적인 측면에 대해서 그다지 언급을 안 했던 이유는 모든 기능을 정상적인 상태로 만들어주면 그런 마음의 문제, 말에 대한 의식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굳이 논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이른바 예기불안에 대한 크리라의 입장은 '성공체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여러 차례 장 원장님께서 입장을 밝히셨지만 ㅇㅇㅇ님께서는 오직 크리라는 유창성만 회복시켜 주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셨기 때문에 크리라에 대한 불신과 '이해 부족'이라는 말이 나왔던 것입니다.

크리라는 절대로 '말에 대한 의식, 불안감, 예기불안, 대인공포' 등을 고스란히 남겨놓고 유창성만 회복시켜 놓고는 '완전 교정'이라고 선언하는 곳이 아닙니다. 모든 교육을 마칠 때 쯤이면 누구나 용감무쌍한 투사로 만들어 주는 곳입니다.

직장인이신 김ㅇㅇ님은 거의 완벽할 정도로 말을 잘 하시지만 원장님께서는 그 분은 아직 예기불안까지는 극복하지 못했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조금 더 훈련을 하고 성공체험을 쌓으면 머지않아 '완전 교정'을 선포할 친구라고 하셨습니다.

성공체험을 가벼이 보면 안 됩니다. 성공체험이란 곧, 잠재의식의 강화입니다. 말에 대한 의식, 예기불안은 잠재의식의 발현입니다. 따라서 몇 번의 성공체험을 거치다 보면 인간은 누구나 말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두려움이나 공포심은 서서히 사라지게 됩니다.

지금 열심히 훈련 중이신 상크미 누나를 보십시오. 그 누나는 너무 대인공포가 심하고 매사에 자신이 없어서 제대로 인사도 못했습니다. 말더듬과 대인공포 때문에 학교와 직장을 그만 두고 학원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헌데,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일주일이 지나자 점점 적극적인 사람으로 변해갔습니다. 학원생들과 얘기도 잘 주고 받고 앞에 나가서 연설도 하고 노래도 부르게 되었습니다. 중국집에 혼자 전화를 걸어서 학원에 짜장면 6 를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식당에 주문해 본 건 처음이라고 감격해 하면서 어머니에게 전화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이 모든 게 2주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말에 대한 두려움, 대인 공포로 제대로 사회생활을 못 하던 분이 전혀 딴 사람으로 바뀐 것입니다. 저번 달에는 다시 직장을 구해서 잘 적응하면서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성공체험의 위력입니다.

크리라에서는 훈련을 하는 첫 날부터 예기불안이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그것은 크리라식 발성훈련을 하는 그 자체가 곧 성공체험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통제를 완벽히 하고 큰 소리로 발성을 하다 보면 자연히 스트레스가 풀리고 안 나오던 말이 시원 시원하게 잘 나오기 때문에 점차 말에 대한 고민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저만 보더라도 예전엔 말고민과 예기불안이 엄청 심했지만 지금은 말에 대해서는 그다지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예기불안도 많이 옅어졌습니다. 그저 '좀 더 노력해서 빨리 완전 교정이 되어야 할 텐데'라는 마음만 있을 뿐입니다.

오늘은 동네 수퍼에 가서 아주머니에게 '차비가 모자라니 백원만 빌려 주십시오'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정말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좀 긴장되는 일에 불과합니다.

크리라는 구조기능학적으로 스터터들이 언어생성과정에서 범하는 몇 가지 오류를 수정해 주고 기능들을 강화시켜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성공체험을 쌓다 보면 '예기불안' 따위는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믿고 있고 지금까지 크리라가 배출했던 수강생들이 그것을 몸소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장 원장님께서 완전 교정이 되었다고 선언해 주신 김ㅇㅇ, 안ㅇㅇ, 전ㅇㅇ, 정ㅇㅇ 등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도 예기불안과 말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은 전혀 못 들어 봤습니다.

지금까지 크리라 역사상, 모든 기능과 유창성이 완벽하게 강화가 되었는데도 '예기불안'을 극복하지 못 했던 분은 단 한분도 안 계신다고 합니다.

말더듬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지기까지 3년에서 10년이 걸린다는 얘기도 있던데, 크리라에서 교육을 받고 말에 대한 의식까지 없어진 '완전 교정'의 상태에 이르고 성공체험을 쌓으면 그날로 '예기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언제쯤 벗어날 수 있느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입니다.

(2)- '예기불안이 일어났을 때 통제를 해서 말하는 상태도 완치다' 이것을 완치로 보느냐 아니냐는 저마다의 판단에 맡겨야 될 일이라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생각입니다.

자기 자신이 '이제 말 안 더듬고 좀 불안해도 통제만 하면 잘 나옵니다. 이젠 걱정 없습니다'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더 이상의 무슨 논쟁이 필요합니까? 말더듬을 고치려고 학원이나 교정원에 다니는 이유는 그것 때문에 너무 불안하고 생활에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 아닙니까? 헌데, 자신이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것으로 된 것입니다.

저는 '예기 불안'에 대해서 그다지 집착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저 내가 만족하면 그걸로 된 것입니다.

하지만, 장 원장님에게 '잘 안 막히긴 하는데 아직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라고 한다면 더욱 열심히 훈련시키고 성공체험을 쌓게 해줘서 '완전 교정' 의 단계에까지 이르도록 헌신의 노력을 다 하실 분이라고 봅니다.

ㅊㅊㅊ 님의 주장은 저에게 그렇게 신뢰감을 주지 못합니다. 그 얘기는 그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3)- 기질이 약하다고 해서 다 말더듬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흉식호흡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말더듬이가 되는 것도 역시 아닙니다. 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호흡,  복압, 발성, 의식, 조음, 음률, 내용통제, 동시협응' 중에 어느 한 가지나 두 세가지가 복합적으로 오류가 생기면 말을 더듬게 되는데 이때 기질이 약한 사람은 일반인보다 더 심하게 막히고 더듬거리기 때문에 결국 말더듬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질을 강화시키면 훨씬 쉽게 호흡과 조음,발성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기질이 강하면 훨씬 쉽게 파열음을 파열음답게, 마찰음을 마찰음답게, 통비음을 통비음답게, 입술소리를 입술소리답게 조음할 수 있습니다.

기질이 약한 상태로 남아 있으면 유창성을 회복하더라도 말이 시원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언제든 재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기질이란 복압뿐 아니라 종합적인 언어기관의 운동성과 그 기능성을 보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스터터들이 기질이 약하다는 건 원장님과 상담하는 자리에서 바로 나타납니다.

'말을 더듬는 분들과 상담을 할 때마다 횡격막의 운동 능력, 복압, 성대 근육의 운동 능력, 혀의 운동 능력, 입술의 운동 능력, 안면 근육의 운동 능력, 소리의 파열 능력, 마찰 능력, 파찰 능력 등을 점검해보면 부분적으로는 그 기질이 매우 약하고 해당 기관들의 운동 방법과 기능 상태를 관찰해보면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게 됩니다.'

기질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이 게시판에 있는 장 원장님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5)- 기질이 완전히 강화가 되도록 단련시키려면 상당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전까지는 자꾸만 예전의 약한 기질로 돌아가려 하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꾸준한 반복훈련이 필요합니다.

일단, 기질이 강화가 된 이후에는 그것이 다시 예전 상태로 돌아가는 일은 거의 없다 합니다. 왜냐하면 일상 언어생활  그 자체가 기질을 강화시켜 주는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호흡, 복압, 발성, 의식, 조음, 음률, 내용, 동시협응'을 정확히 통제하면서 말을 한다면 다시 약한 기질로 돌아간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유창성을 회복된 분들 중에서 지금까지 기질이 다시 약해졌다고 학원을 찾아오신 분들은 없었다 합니다.

(6)- 스터터도 말을 더듬지만 일반인도 말을 더듬습니다. 하지만 그 둘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이미 장 원장님께서 정확하게 설명을 해 주신 바 있습니다.

### "님은 말더듬는 분들과 말을 안 더듬는 일반인들을 구별하실 줄 모르시는군요.

    1) 말을 더듬는 분들은 공통적인 특징, 방금 막힌 말이나 더듬은 말을 다시 발성하도록 하면 또 다시 막히거나 더듬는 상황을 반복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말을 더듬는 분들은 말이 막히는 순간을 쉽게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막힐 때마다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됩니다.

    2) 일반인들은 말을 간혹 더듬어도 공통적인 특징과 반복적인 특징이 없습니다. 일반인들은 어쩌다가 더듬어지는 말이 있을지라도 다시 시도하면 순간적으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위기가 없습니다. 반복해서 막히거나 더듬어지는 현상이 없습니다. 이들은 말이 막혀도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위 1)의 경우를 가리켜 비정상적 유창성 장애라고 부르고, 위 2)를 가리켜 정상적 유창성 장애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일반인들과 말을 습관적으로 더듬는 분들과는 함께 비교를 할 수가 없습니다. 더듬는 원인과 양상과 특징이 서로 다릅니다.###

(7)- 제가 말한 '일반인과 똑같다'는 것은 구조기능주의적인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말더듬었던 기억은 없앨 수도 없고 없앨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각인된 기억은 기억상실증에 걸리지 않는 한 지워지지 않습니다. 우리 뇌의 기억능력은 참으로 놀라운 것입니다.

물론 그런 기억은 없앨 수 없겠지만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크리라에서 완치자가 되신 최ㅇㅇ 전도사님이 저희와 대화하실 때 뭐라고 하십니까? 나도 예전엔 말을 더듬었다고 유쾌하게 웃으면서 말씀하십니다.

이제 더이상 말을 더듬지 않게 된 이상 그런 기억쯤은 잊혀져 가는 기억, 조금은 불쾌한 기억쯤으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지금까지도 그 기억에 괴로워하고 의식하시는 분은 없습니다.

그런 기억을 다른 기억으로 치환시킬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ㅇㅇㅇ에서 말하는 '말더듬은 없었다'는 것을 깨우치면서 말이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10년이 넘게 말을 더듬으면서 겪었던 괴로움과 고통은 잠재의식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전 절대 완치에 대해 쉽게 말하지 않습니다. 제가 말한 건 곧 크리라에서 주장하는 것이고, 그것은 언어학과 스피치의 전공자이신 장 원장님께서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공부하시고 연구하시면서 알아낸 소중한 결과물 입니다.

저는 말더듬만 고치면 됐지 진실에까지 이르려고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멀더에게 부탁하면 되는 것이고 어서 이 지긋지긋한 말더듬에서 해방되어 저 넓은 세상으로 뛰쳐나갈 날만을 기다리면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완치 기준에 대해서 사람마다 다르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고, 그 의견들은 모두 존중해줘야 된다고 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마당에 제가 그것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그저 크리라의 교육법을 신뢰하고 적극 따를 뿐입니다.

이렇게 긴 글 써보긴 처음입니다. 만족할 만한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럼.